며칠 전이었습니다. 평소처럼 알람을 끄고 다시 이불을 덮으려던 아침,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내 몸은 괜찮은가?”
바쁘다는 이유로 제 자신을 너무 오래 방치해 왔다는 사실이, 그날따라 유난히 또렷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날 아침, 저는 운동화도 신지 않고 밖으로 나섰습니다. 집 근처 공원 끝자락에 있는 잔디밭이 눈에 들어왔고, 조심스럽게 신발을 벗었습니다.
발바닥에 닿는 차가운 흙의 감촉은 낯설었지만, 동시에 이상할 정도로 편안했습니다. 그렇게 제 첫 맨발 걷기가 시작됐습니다.
흙을 밟는다는 것, 생각보다 깊은 경험이었습니다
맨발 걷기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건강에 좋다니까’라는 가벼운 동기였습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이 습관은 단순한 건강 루틴이 아닌, 제 하루를 되찾는 조용한 의식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맨발로 걷는 동안 머릿속은 자연스레 비워졌고, 제 몸은 마치 지면을 통해 다시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운동도, 명상도 아니지만 그 어떤 것보다도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시선이 신경 쓰였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오히려 주변보다 제 호흡에 더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몸이 가장 먼저 반응했습니다
맨발 걷기를 시작하고 가장 먼저 달라진 점은 수면의 질이었습니다.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던 아침이 점차 사라졌고, 몸이 무겁지 않았습니다.
특히 무릎 부위에 느껴졌던 불편감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맨발 걷기는 발바닥의 작은 근육부터 무릎 관절까지 자극해 신체 정렬과 근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저는 매일 걷는 동안, 발이 아닌 전신이 깨어나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아침이라는 시간, 그 안의 나
많은 분들이 “시간이 없어서 못 해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저 역시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해보니 맨발 걷기는 시간을 ‘내는’ 것이 아니라, 제 시간의 ‘우선순위’를 바꾸는 일이었습니다.
하루 10분, 누구와도 말하지 않고 아무것도 들지 않은 채 땅을 밟는 이 시간이 하루 전체의 리듬을 바꾸어주었습니다.
지금은 그 시간을 위해 오히려 알람을 더 일찍 맞추고, 하루의 시작을 차분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맨발 걷기를 시작하려는 분들께
큰 결심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잔디밭이나 흙길을 마주치면 신발을 벗고 단 1분만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간질간질할 수 있지만, 어느 순간 그 감각이 ‘살아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 이런 생각이 드실지도 모릅니다.
“나도 이제, 내 몸과 마음을 제대로 돌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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